서브레이아웃이미지

재활용

재활용

김기택

 

지하상가 입구 한구석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아무도 치우려 하지 않는다.

지나가던 캔과 담배꽁초와 가래침만 더 쌓인다.

파리 모기가 냄새에 미쳐 앵앵거린다.

발들이 멀찌감치 돌아간다.

 

하는 수 없이 쓰레기가 꿈틀거리더니

구겨진 넝마 조작과 휴지들이

서로 끌어안고 스스로 팔다리가 되더니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자신을 재활용하러 또 어딘가로 떠난다.

 

모든 쓰레기들의 잠을 깨우며

새벽 수거차가 온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만 수거하고 간다.

지하상가 입국 한 구석에 여전히 쓰레기가 쌓여 있다.

최선을 다해 더러워져도 아무도 치워가지 않는 노숙자가 누워 있다.

 

-시집 <갈라진다 갈라진다> (문학고 지성사, 2012)중에서 부분

 

이경호(문학평론가, <상처학교의 시인> 저자

 

전라남도 승주군의 선암사에는 유명한 화장실이 있다. 보통은 절간의 화장실을 "해우소"라고 부른다. 근심을 해결하는 곳이라는 뜻인데 선암사의 화장실은 단지 배설의 근심을 해결하는 곳이라기보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문제를 해결해주는 모범을 보여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암사 화장실 바닥에는 짚이나 낙엽과 나무를 태운 재 같은 것을이 쌓여있어서 악취도 나지 않을뿐더러 인분과 그것들이 뒤섞이고 삭으면서 논밭에 비료로 뿌릴 수 있는 퇴비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선암사 스님들은 사람 몸에서 나오는 것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지혜를 몸소 실천해 보이는 셈이다.

 

  8월의 휴가철이나 태풍이나 홍수를 치르고 나면 우리네 산하에는 엄청난 쓰레기가 만들어진다. 사람의 몸을 위하여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자연을 공격하고 훼손하는 대재난이 초래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환경보호라는 명분으로 극히 일부의 쓰레기들을 재활용으로수거해 간다. 사실 재활용이라는 말 속에는 아직 쓰레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욕망의 덫에 갇혀서 서둘러 쓰레기를 만들어버리고 있는 셈이다. 어찌 보면 사람들은 쓰레기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악순환에 빠져버린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인간의 손에서 만들어졌으나 인간의 손에서 해결되지 않고 자연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바라보면서 김기택 시인은 "노숙자"의 운명을 환기해준다. 인간의 품에서 태어났으나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버려진 존재가 되어버린 노숙자의 모습을 착잡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 속에서 자연을 함부로 대하는 삶의 자세가 초래할 무서운 부메랑 효과를 예감해 본다. 인간은 자신을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삶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 함께 사는 길- 2020. 9. NO327

성난 기후 한반도를 치다 중 78-79족에서 발췌

0

추천하기

0

반대하기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배상희

등록일2020-09-22

조회수15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배상희

| 2020-09-22

추천하기0반대하기0댓글등록

자연은 신앙인들에게 그냥 자연이 아닌 거죠~
세상만물을 창조하신 우리주 하느님의 창조물인거죠~
인간더러 말씀하셨죠~
너희는 자연속에서 맘껏 즐겁게 신나게 뛰놀면서 함께 어우러지면서 보호하면서 관리하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라고요~
우리는 지금 얼마나 그 말씀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것일까요?
우리는 지금 얼마나 그 말씀과 더불어 살아가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 것일까요?
결국 코로나19도~~!
지금 교회는, 신앙인은 더욱 더 힘차게 움직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각자의 달란트에 맞게 힘차게 말이지요~~~
결국 하느님은 인간도 살리고 싶으시고, 자연도 살리고 싶으신 마음이 굴뚝같으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스팸방지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