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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8일 연중 제30주일

10월28일 [연중 제30주일] <주님의 또 다른 얼굴, 고통> 매일 와 닿던 육체적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던지, 어떤 분은 자신의 힘겨운 삶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지나치게 염세주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세상살이 고달픈 실상을 솔직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이 어찌 이리 참혹한지요? 언젠가 이 세상이 지나간다는 것이, '다음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이 거추장스런 육신을 훌훌 벗어버리고 영혼만으로 살아가리라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인지요." 충분히 이해가 가는 하소연입니다. 때로 하루를 산다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 있겠지만, 어떤 사람에겐 그 하루를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루를 견뎌내려고 얼마나 많은 상처와 굴욕과, 좌절과 눈물이 요구되는지 모릅니다. 인간이 하늘이다. 인간은 이 세상 피조물 가운데 가장 소중한 존재다,.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인간은 존재 그 자체로 가장 존귀하다는 진리를 잘 알고 있지만 현실은 이상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습니다. 때로 끝도 없는 지루한 일상과 맞서야 하고, '나'와 철저하게도 다른 '너'란 존재를 묵묵히 견뎌내야 합니다. 나란 존재가 안고 있는 비참함도 참아내야 합니다. 가식과 위선, 모순과 폭력으로 둘러싸인 구조 안에서 그저 바보처럼 웃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리코의 바르티매오란 눈먼 거지가 그러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심연의 나락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지니고 있던 모든 재산은 바닥났고, 아무런 생계수단도 없게 된 그는 점차 세상에서 잊혀져갔습니다. 완전히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자신의 신세가 너무도 한심스러웠습니다. 너무도 비참해진 자신의 처지를 생각할 때마다 죽고만 싶었지만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온 이상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합니다. 뭔가 세상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본능적 욕구 못지않게 중요한 것입니다. 나는 별 의미 없는 존재라고 여겨질 때, 그것처럼 견디기 힘든 일도 없습니다. 시각장애로 인한 불편함은 그런대로 습관이 되어 견딜 만했습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에게 '무가치한 존재'로 인식되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늘 남들 조롱거리가 되는 것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바르티매오가 눈을 뜨게 되는 은총을 입게 된 가장 직접적 동기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은 그가 오랜 세월 겪어왔던 답답함, 미칠 것만 같은 마음, 당장이라도 죽고 싶은 생각, 바로 그것들이었습니다. 극심한 삶의 고통, 비참함, 자존심 상함, 모욕 같은 요소들이 역설적으로 바르티매오의 인생을 자극했습니다. 그래서 '나도 보란 듯이 한번 살고 싶다'는 생각에로 그를 이끌었고, 결국 자신에게 다가온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삶의 질곡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그 누군가가 바르티매오처럼 답답함, 비참함, 모욕, 자존심 상함을 느낀다면 그것은 너무 슬퍼할 일이 아니겠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쓴 간절한 외침, 제대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열렬한 갈망이 있다면 하느님께서 절대로 우리를 저버리지 않으실 것이기때문입니다. 비록 지금은 답답하기 그지없는 하루하루라 할지라도 언젠가 반드시 주님께서는 우리 삶을 대대적으로 바꿀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은총의 순간이 반드시 다가올 것을 굳게 믿으며 하루하루 용기를 내고 그분께 매달리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크신 자비에 기뻐하는 바르티매오를 바라보며 제 지난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정녕 생각하기도 싫은 불행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극심한 고통이 온 몸을 짓누르던 끔찍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제 삶 전체가 뒤흔들렸던 위기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과 더불어 이런 생각이 제 머릿속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제게 허락하신 좌절의 순간이야말로 가장 값진 은총의 순간이었군요. 그 순간은 제 삶 안에 큰 쉼표를 찍게 된 보물과도 같은 순간이었음을 인정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은 제 자신의 내면을 가장 솔직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정화와 은총의 순간이었음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병고에 시달리며 허우적거리던 순간, 그래서 하느님께 간절히 매달리던 순간이야말로 진한 하느님으로부터의 응답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희망과 구원의 순간이었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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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10-28

조회수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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