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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31일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8월31일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마태오 25,1-13 <최대한 아름답게 꽃단장을 하고> 돌아보니 어린 시절부터 저는 준비성 없기로 유명했습니다. 상습적으로 준비물 안 챙겨가 회초리도 참 많이 맞았습니다. 방학일기나 과제들 미리미리 해두면 참 좋을 텐데 막판 몰아치기하느라 밤도 많이 지샜습니다. 제 버릇 남 못준다고 요즘도 그 버릇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형제들과 지리산 등반할 때도 서둘러 나가느라 등산화를 못 챙겨 샌들 신고 정상을 밟았습니다. 고속도로 타기 전 연료게이지부터 확인하고 들어가야 되는데 무작정 들어가다가 빨간불 들어오기가 부지기수입니다. 본부로부터 내려오는 과제며, 원고며, 평소에는 펑펑 놀다가 막판 몰아치기로 정신이 없습니다. 기도도 마구 빼먹다가 한 번에 벌충하려니 제대로 된 기도가 될 리 만무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크게 반성할 일입니다. 복음적으로 산다는 것, 균형 잡힌 삶을 산다는 것, 일상의 영성을 산다는 것, 다른 것이 아닌 듯합니다. 그때 그 때 상황에 충실하다는 것, 매 순간 해야 할 바를 충실히 잘 해낸다는 것, 미리 미리 잘 준비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확신합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는 새로운 이스라엘, 그리고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순례의 공동체입니다. 우리 교회는 신부이며 그리스도는 신랑이신데, 그분께서 다시 오시는 날 새로운 계약의 혼례식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새로운 혼인예식에서 그리스도께서는 그 동안 부족하고 불완전했던 신부 교회를 당신의 충만한 사랑과 위대함, 능력으로 가득 채워주실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아직 우리 교회는 그리스도와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완벽하지도 않습니다. 그러기에 언젠가 도래하실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완전히 합일하는 순간을 기다리며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새신랑이신 그리스도를 큰 기쁨으로, 큰 설렘으로 맞이하기 위해 신부인 우리 교회는 정화와 완성을 향해 나아가야 하며, 그분께서 예뻐하시고, 흐뭇해하시고, 감탄하시도록 있는 힘을 다해 ‘꽃단장’을 해나가야 합니다. 열 처녀의 비유에서처럼 신랑이 언제 올지 모르니 우리 교회는, 교회의 지체인 우리 각자는 늘 깨어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언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며 우리 교회를 당신 사랑으로 완성시키기 위해 우리에게 다가오실지 모릅니다. 또한 언제 죽음이 우리에게 닥쳐와 그리스도 앞으로 나아갈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고급 소재로 만든 휘황찬란한 등잔이라 할지라도 등불을 밝히는 기름이 없다면 캄캄한 암흑 속에서 무용지물에 불과합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이 세상살이에 충실했다 할지라도 하느님께서 베푸신 사랑과 은총을 소홀히 했다면, 복음을 살아내지 못했다면 우리는 빈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지금 현재의 등불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분의 기름까지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분의 기름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또 다른 얼굴인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실천입니다. 교회의 일원인 우리 각자는 언젠가 치러지게 될 혼인예식의 들러리나 구경꾼들이 절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주님 신비체의 살아 있는 지체요, 신부인 교회의 동료들이며 직접 약혼식과 결혼식에 참여하는 주인공들입니다. 교회가 신부이듯 교회의 지체인 우리 역시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들입니다. 죽고 못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결혼식을 기다리는 신부처럼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아름답게 꽃단장을 하고, 큰 기쁨으로, 가슴 설렘으로 그날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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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08-31

조회수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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