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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6일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7월6일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마태오 9,9-13 <나그네를 따뜻이 맞이합시다!> 공생활 기간 내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일거수일투족은 그야말로 파격과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이 목숨처럼 소중히 여겼던 율법, 특히 율법주의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미셨습니다. 어겼을 경우 현행범으로 몰리던 안식일 규정을 백주대낮에 보란듯이 ‘개무시’하였습니다. 당대 잘 나가던 유다 고관대작들, 뒷목이 뻣뻣하던 지도자들의 악행과 이중적 생활을 공개적으로 힐난하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죄인들의 대명사였던 세리와 창녀들에게도 희망이 있으며, 그들에게도 구원에로의 문이 활짝 열려있다고 명백히 선포하셨습니다. 인간 존재로 취급받지 못하던 이방인들과 어린이들을 축복하시며 사랑해주셨습니다. 당대 인간들의 보편적인 사고방식을 완전히 뒤엎어버린 예수님의 파격적인 행보와 언행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나름 ‘한 공부’ 했다고 어깨에 힘 좀 주율법학자들이요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그날도 예수님께서는 결코 상종해서는 안될 세리 마태오를 당신 제자단에 가입시키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리 마태오의 송별연에 참석하셔서, 자연스럽게 세리들과 어울리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의 모습에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했던 바리사이들이 제자들을 향해 따졌습니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마태오 복음 9장 11절)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사회 분위기 안에서 세리들은 죄인 중의 죄인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들은 유다인들의 삶의 중심이자 지주였던 모세의 율법을 준수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겼습니다. 하느님과 무관한 존재, 율법이나 신앙생활, 더 나아가서 구원과는 전혀 무관한 짐승같은 존재로 치부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런 세리 마태오를 당신 제자단의 일원으로 떡 하니 뽑으셨을뿐만 아니라, 세리들의 잔치에 참석하셔서 그들과 포도주 잔을 함께 기울이시니, 예수님의 그런 모습을 도저히 참아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점입가경이라고 예수님의 대응은 더욱 충격적이어서, 마치 시원한 사이다 한 컵 마시는 것과도 같습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오 복음 9장 12~13절) 파격적인 예수님의 모습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또 다른 한 분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십니다. 80세 생신 때, 교황청 안팎의 고위성직자들이나 유력 정치인들은 내심 기대했을 것입니다. 교황님의 생신 만찬에 참석할 수 있는 초대장이 올거라고. 그러나 교황님께서는 당신 생신 만찬에 노숙자들을 초대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취임 후 첫 공식 외부 방문 행사 장소로 이탈리아 남단에 위치한 람페두사 섬을 찾아가셨습니다. 물론 이동하실 때는 최고급 방탄이 되는 벤츠나 BMW가 아니라 20년된 낡은 중고차를 이용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 지중해 상 ‘난민들의 섬’으로 유명한 람페두사를 첫 방문지로 선택하신 이유는 곤경에 처한 난민들을 만나고, 국제사회에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람페두사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이 발발한 이후 수많은 난민들이 몰려든 섬이었습니다. 지금 제주도 역시 500여명의 예멘 난민들이 들어와있습니다.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예멘 난민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 시각의 언론 보도와 그로 인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생활 기간 내내 어디 한 군데 머리 둘 곳 조차 없는 이방인이셨던 예수님, 그리고 난민들을 극진히 사랑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보시고 통탄하실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멘 난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거부감, 다른 사람들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 그리스도인들만큼은 그래서는 안되겠습니다. 최후의 심판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떠올려보면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주었다.”(마태오 복음 25장 35~36절) 솔직히 이 땅 위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 나그네요 이방인입니다. 우리 것이라고 여기지만 솔직히 우리 것도 아닙니다. 그뿐인가요?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빼앗기고 힘겨울 때, 전쟁으로 모든 것이 풍비박산났을 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난민이 되어 정처없이 전 세계를 떠돌아다녔습니다. 예멘 난민들은 위험한 사람들, 혐오스런 대상들, 두려운 존재들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은 엄마 잃고 상처입은 어린 새 같은 존재들입니다. 오랜 전쟁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 죽음의 공포, 사랑하는 가족과의 생이별 등, 갖은 트라우마를 안고 우리를 찾아온 나그네들입니다. 지금 전 세계가 우리들의 처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방이 높은 벽으로 가로막힌 듯한 느낌 속에 불안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을 예멘 난민들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따뜻한 환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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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07-06

조회수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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