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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5일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6월15일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마태오 복음 5장 27-32절 “누구든지 음행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면, 이것은 그 여자를 간음하는 것입니다.” <그림 같은 인생, 그림 같은 부부> 상호 배려와 인내, 사랑으로 결혼생활을 해나가자는 주제로 강론을 하시던 신부님께서 신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여기 계시는 형제님들 가운데서 혹시 다시 태어나도 지금 부인을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분계시면 손 한번 들어보세요!” 꽤 많은 형제님들이 성당 안에 계셨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몇 명은 손을 들겠지’ 하고 생각했던 신부님은 상당히 곤혹스러웠습니다. “아무도 안 계십니까? 야, 이거 큰일이네.” “그럼 자매님들께 묻겠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 남편을 내 남자로 선택하겠다는 분 있으면 손 들어보세요.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습니다. 소신껏 손 좀 들어보세요!” 불행하게도 결과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300명은 족히 될 자매님들 가운데서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신부님께서 더욱 난감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셨는데, 그 순간, 제일 앞줄에 앉아계시던 할머니 한분이 손을 번쩍 드셨습니다. 단 한분이라도 손을 드니 다행이다, 생각한 신부님은 그 할머니께 또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무도 손을 안 드는데, 할머니 혼자서 손을 드셨습니다. 어떤 이유로 다시 태어나도 지금 남편을 택하시려는 것입니까?” 할머니의 대답에 신부님은 다시 한번 뒤로 넘어질 뻔 하셨답니다. “나는 젊어서 전 남편 사별하고 재혼을 했었는데, 살아보니 특별한 것이 없어! 그 ×이 그 ×이더라구. 그렇다면 아무래도 낯선 ×보다는 익숙한 ×이 더 낳지 않겠수?” 한 사람을 만나 한 눈 팔지 않고 한 평생을 같이 걸어간다는 것,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고, 예수님 가르침을 따르는 진정 복음적인 길입니다. 그러나 꾸준히 평생을 같이 간다는 것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간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인생관이 다르고, 생활습관이 다르고, 기호가 다르고, 성향이 다르고.... 철저하게도 다르고 다른 두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 30년, 40년을 같이 항해한다는 것은 진정 어렵다 못해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부부들은 결혼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속았구나! 내 인생을 어째?’ 하며 괴로워합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 다치지 않고 좋게 헤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자주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결혼의 불가해소성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앞에 한번 맺어진 부부간의 인연은 죽음이 아니라면 풀 수 없다는 가르침입니다. 모세가 이혼장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은 어쩔 수 없었던 당시 시대의 반영이었습니다. 당시 유다 사회는 윤리 도덕적으로 상당히 문란해져 있었습니다. 남녀 불평등 시대였던 당시 남편들은 심심하면 갖은 구실을 대며 부인들을 내쫓았습니다. 심지어 빵을 잘 못 구웠다는 이유로, 반찬이 짜다는 이유로 이혼장을 쓰기도 했다는군요. 너무나 완악해진 사람들, 만연된 이혼 풍조 앞에 모세는 눈물을 머금고, 크게 양보해서, 크게 탄식하면서 ‘이혼장’ 제도를 허락해준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그것을 마치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인양, 당연한 권리인양 남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혼으로 인해 벌어지는 갖은 가슴 아픈 일들, 버림받고 쫓겨난 여인들, 분열되는 가족들, 내팽개쳐진 자녀들, 점점 문란해지는 유대사회를 바라보시던 예수님께서 ‘해도 해도 너무들 한다. 이건 도저히 아니다’며 결혼생활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내려주시는데, 그것이 바로 ‘결혼의 불가해소성’인 것입니다. 한번 깨어진 가정, 한번 망가진 가정은 다시 복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그 구성원들이 받게 되는 상처는 여간해서 씻기지 않습니다. 갈라선 가정을 위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가 시급한 실정이지요. 교회는 세심한 배려와 관심으로 그들을 지속적으로 도와야 할 것입니다. 물론 도저히 더 이상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닌 가정, 잠시 눈이 멀어서, 속아서 맺어진 가정도 있습니다. 많은 케이스들을 접하면서 때로 나 같았어도 당장 이혼하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결혼이 불가해소성을 강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는 길을 열어놓기도 합니다. 한 노부부를 자주 뵙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분들이십니다. 연세가 상당하신데도 얼마나 자주 티격태격하시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작은 일에 마음 상하고 토라지고, 의견이 분분한지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은 죽어도 같이 다니십니다. 잠시라도 떨어져 지내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아십니다. 이빨이 잘 맞아 돌아가는 기어처럼 두 분의 삶은 아기자기합니다. 조화롭습니다. 조금 오버한다 싶으면 즉시 한쪽이 양보합니다. 결국 웃음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두 분의 삶은 마치도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두 분이 기울였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끝없는 자기 낮춤, 일상적인 자기 비움, 상대방 입장에 서 보려는 노력, 순교자적 노력, 온 몸을 다 바친 기도... 이런 노력이 원만한 혼인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한 쌍의 오리가 유유히 호숫가를 거닐 때, 우리는 평화롭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오리들이 떠있기 위해 수면 밑에 잠긴 발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합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부부, 그 배경에는 엄청난 노력, 영웅적 인내, 한없는 헌신이 자리 잡고 있음을 기억하는 하루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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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06-15

조회수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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