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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3

5월23일 [연중 제7주간 수요일] 마르코 9,38-40 야고보서 4,13-17 <크신 주님 바람 앞에 한 줄기 연기인 우리들> 최근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신 LG그룹 구본무 회장님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들을 많이 전해 듣습니다. 모그룹 총수처럼 조폭이나 수전노 같지 않으셨답니다. 제왕적 갑질이나 비인간적 횡포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답니다. 정도(正道) 경영, 투명 경영을 주창했으며,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심과 조예가 깊었답니다. 가까운 사람들, 특히 직원들을 향한 배려와 존중이 돋보였답다.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숨은 자선도 많이 하셨답니다. 직원들을 하인 부리듯 줄줄이 일렬로 총집합시켜놓고, 군기잡고 호통쳤던 어떤 재벌 총수와는 달리, 구회장님은 언제나 검소하고 절제된 삶을 사셨답니다.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멀리한 소탈했던 그분의 유지를 받들어 장례식도 아주 소박하게 치러졌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 조차 떠들썩하게 과시하는 한국 사회의 장례문화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가 남긴 몇몇 어록들은 다른 재벌 총수들뿐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 모두가 귀담아듣고 마음에 새겨야 할 귀한 말씀들입니다. “국민과 사회로부터 존경 받는 기업이 됩시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모든 일에 임해야 하겠습니다.” “경영 환경이 어렵다고 사람을 안 뽑거나 기존 인력을 내보내서는 안됩니다.” “이제부터 협력회사와의 갑을 관계는 없습니다. 협력회사에 단순히 도움을 주겠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협력회사의 성장이 곧 우리의 성장임을 인식하고 실행해주기 바랍니다.” 대기업 오너였지만 검소하고 조용하게 세상과 이별한 모습, ‘이웃집 아저씨’ 처럼 따뜻하고 품격있는 그룹총수로서의 모범을 남기고, 마치 한 줄기 바람처럼 우리 곁을 떠나신 회장님의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오늘 이 아침 야고보 사도의 권고 말씀이 비수처럼 제 마음에 꽂힙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야고보서 4장 14절) 예수님을 따라나선 이후 산전수전 다 겪으셨던 야고보 사도였습니다. 스승님의 정체와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부단히 발버둥쳤던 그였습니다. 때로 주님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도 겪었고, 주님 때문에 깊이를 알수 없는 바닥 체험도 거듭했습니다. 마침내 심오한 스승님의 뜻, 그분의 실체가 무엇인지 깨달은 그의 표현이기에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티끌보다 작은 것에 목숨걸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씀입니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큰 인물들, 나라 전체를 쥐락펴락했던 거물들도 노화로 인한 쇠락 앞에 정말이지 초라한 모습으로 변화되더군요. 마침내 지상에서의 마지막 숨을 내쉰 날, 확인하게 되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덧없고 보잘 것 없더군요. 따지고 보니 우리 모두는 영원하신 하느님 앞에, 너나 할 것 없이 손톱만한 도토리들입니다. 티격태격, 아옹다옹하면서 ‘내가 더 높네. 내가 더 크네. 내가 더 대단하네.’ 외치지만 하느님 눈에는 모두가 그놈이 그놈입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잠시 떠다니다가 하느님 자비의 품을 향해 사라질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광대무변하시고 영원하신 주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하신 주님 앞에 우리는, 너무나 작고 미약한 존재라는 진리를 잊지않고 살아간다면, 우리 공동체의 삶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내가 선배인데, 내가 연장자인데, 내가 원장인데, 내가 회장인데, 하며 어깨에 힘줄 이유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인간 존재의 영원한 결핍성과 티끌보다 작음을 잊지 않는다면, 서로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도 조금은 부드러워 질 것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이웃을 향한 측은지심이요, 진한 동지의식일 것입니다. 크신 주님의 바람에 우리를 내맡겨야겠습니다. 주님께서 한 줄기 작은 연기같은 우리를 당신 크신 사랑과 자비의 바람에 합류시켜 주실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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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05-23

조회수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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