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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일 대림 제1

12월2일 [대림 제1주일] 루카 21,25-28.34-36 <깨어 기도하여라.> 오늘 복음 마지막에 보면 ‘늘 깨어 기도하여라.’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어제 묵상에서 늘 기도하는 것이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오늘은 그 말씀을 들여다보면서 ‘깨어 기도하는 건 뭘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예화가 생각났습니다. 【2007년 1월 12일 오전 8시, 워싱턴 D.C. 지하철 랑팡역은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붐볐습니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에 야구 모자를 눌러 쓴 청년이 낡은 바이올린을 꺼내 들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은 그를 보지 못한 채 지나갔습니다. 예순네 번째로 청년 앞을 지나던 한 남자가 청년을 향해 처음 눈을 돌렸습니다. 연주한지 6분이 지났을 때 한 사람이 벽에 기대어 음악을 들었고, 43분 동안 일곱 명이 청년의 바이올린 연주를 1분 남짓 지켜보았습니다. 스물일곱 명이 바이올린 케이스에 돈을 넣었고 그렇게 모인 돈은 37달러 17센트였습니다. 다음날 신문을 펼친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지하철역에서 공연하던 청년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날 350만달러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들고 45분 동안 멋진 연주를 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을 오가던 1070명은 단 1초도 그를 쳐다보지 않고 바쁘게 지났습니다. 이 공연을 제안한 ‘워싱턴 포스트’는 현대인이 일상에 쫓겨 자기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비슷할 때가 많이 있는 거 같습니다. 바쁘고 쫓기는 듯한 삶 때문에 일상의 아름다움, 가치를 발견하지 못할 때가 많이 있죠. 제가 시골에 살면서 ‘이건 참 좋다...’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신호등이 없다는 겁니다. 도시 본당에 있을 때 서점 있는 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일이 많았는데요. 그 중간 중간에 신호등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고를 반복하는데요. 어느 순간 보면 나도 모르게 초록불 마감시간에 맞춰 가려고 안간힘을 쓸 때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급한 것도 없는데, 그냥 무의식적으로 빨리 가야 한다.. 남들 갈 때 가야 한다.. 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초록불이 보이면 그 때 건너려고 안간힘을 쓰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신호등 말고도, 자신이 보기에 마감시간이라고 느끼는 것들이 많이 있는 거 같습니다. 언제까지 자격증을 따고, 언제까지 어떤 대학에 들어가고, 언제까지 어떤 직장에 들어가고... 남들이 갖고 있는 건 나도 갖고 있어야 하고, 남들이 몰리는 일에는 나도 끼어야 하고... 하는 그렇게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마감시간에 자신을 맞추려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급해지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잊고 살아가겠죠. 그래서 저는 여기 시골이 좋습니다. 마감 시간을 만들어내는 신호등 같은 것이 없어서 일상의 것들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가 많기 때문입니다. 산책길의 풍경이나 하늘의 그림들, 그리고 작은 새소리들이 비슷한 거 같지만 비슷하지 않은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그 아름다움을 전해 주는 거 같습니다. 또 신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대화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그렇고, 신자들과 함께 일하고 밥 먹는 일도 소박한 행복을 만들어 주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상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시기가 많이 망가지고 얼마 남지 않았을 때인 경우가 있는 거 같습니다. 예전에 말기암에 걸린 분들의 삶을 담은 다큐들을 여러 편 본적이 있는데요. 그 때보면 그 분들이 정말 원하는 것들이 정말 일상의 소박한 것들이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하고 놀아주는 거, 아이 한 번 업고 산책하는 거, 신랑 될 사람이랑 밥 먹고 데이트 하는 거, 그리고 아이 돌 잔치 보는 것들이었는데요. 정말 소박하고 일상적인 것이지만 건강하고 바쁘게 살아갈 때는 그 가치를 알기가 어려운 거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가치를 좀 더 일찍 깨달아라.. 하고 오늘 복음 마지막에서처럼 ‘깨어 기도하라.’ 고 말씀하시는 거 같습니다. ‘일상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들여다보아라. 그 안에서 내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거라..’ 하시는 거 같습니다. 우리가 늘 보고 듣는 거라 무심해지는 것들이 많이 있죠. 예를 들면 말씀 한 구절, 짧은 침묵, 저녁 노을, 꿈 속의 이야기,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같은 것들인데요. 무심코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주의 깊게 천천히 들여다본다면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분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자기야’ 라는 프로그램에서 병원에 대한 이야기들을 했는데, 사회자가 예약에 대한 불만이 나왔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친구 아버지가 숨쉬기가 힘들어서 대학병원에 전화 걸어서 예약을 하는데, 병원에서 3개월 뒤에나 예약이 가능하다고...” - 인천교구 김기현 요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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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12-02

조회수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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