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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기도 중 하루를 빼먹으면 다시 처음부터?

구일기도 중 하루를 빼먹으면 다시 처음부터?[교회상식 속풀이-박종인]

어느 수녀님에게 신자분이 물어오셨다고 합니다. 오십사일 기도를 하던 중 너무 바쁜 나머지 하루를 빼먹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는 것인지를 말입니다.

솔직히 별것 아닌 듯한 궁금증입니다만, 당사자는 매우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기도 마감이 멀지 않을수록 더욱 더. 여러분도 생각해 보세요. 오십사일 기도 계획을 세워 오십이일까지 하고 오십삼일 째 너~무 바쁜 나머지 하루를 빼먹었다면, 결승점이 바로 코 앞인데.... 얼마나 정신적 충격이 크겠습니까!

뜬금없이 오십사일이라니....? 이것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볼 것이 9일기도입니다. 구일기도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구일기도는 묵주기도를 바탕으로 구성된 기도입니다. 뜻 그대로 해석하면 아흐레 동안 바치는 기도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묵주기도는 하루 하루 묵상 주제가 바뀝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전 글 "묵주기도에 배정된 요일이요?"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관한 환희의 신비,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관한 고통의 신비, 예수님의 부활에 관한 영광의 신비가 전통적으로 바쳐진 주제입니다. 현대에 와서 예수님의 공생활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가 덧붙여졌습니다. 그러니까 전통적으로는 앞의 세 가지 신비가 각각 아흐레 동안 번갈아 가면서 바쳐진 것입니다.

환희, 고통, 영광의 신비를 하루씩 번갈아 가면서 아홉 번씩 바쳐진 셈이니, 삼구이십칠. 즉 스무이레가 한 주기가 됩니다. 이 한 주기는 기본적으로 기도를 바치는 이가 바라는 청원을 담아 이루어집니다. 즉, 한 가지 지향을 마음에 담아 이십칠일 동안 각 신비를 번갈아 가면서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청원 기간이 스무이레가 됩니다.
 

  
▲ (이미지 출처 = obodrenie.info)
그리고 이어서 같은 방식으로 스무이레가 더 지속되는데, 이 기간이 감사 기간입니다. 바라던 기도가 이루어졌건 아니건 감사기도는 우리의 삶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느님께 향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래서 구일기도는 청원에 이어 감사를 드리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따지고 보면, 구일기도는 말이 아흐레이지 실제로는 청원 기간 스무이레와 감사 기간 스무이레를 합쳐서 쉰나흘 동안 이어지는 기도입니다. 쉰나흘 동안 하루하루 묵주기도 다섯 단을 돌아가면서 바치는 기도인 것입니다. 그래서 쉰나흘을 하루 남기고 깜빡했다면, 통곡하고도 남을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중간에 하루를 건너뛰게 된 상황에서 다시 하고 말고는 개인의 선택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거리 달리기 식의 기도는 마치 쉰네 개의 구슬을 실에 꿰어 팔찌를 만드는 작업과 같습니다. 구슬을 날마다 하나하나 정성껏 실에 꿰다가 하루를 놓쳤다고 해서 팔찌가 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어서 꿰고 마무리를 하면 팔찌가 완성됩니다. 반면, 어떤 이는 하루를 빼먹은 상황을 쉰네 개의 완성된 구슬이 끊겨 나가는 것으로 상상합니다. 팔찌가 다 엮인 상태도 아니었는데 끊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 아닐까요?

게다가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우리의 작은 실수를 깨알같이 셈하시는 분일 리 없습니다. 그분의 자비에 기대지 않는다면, 애초에 청원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러니 우리의 기도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를 먼저 느끼게 됩니다.

사족: 전통적인 세 개의 신비만이 아니라 빛의 신비까지 추가해서 구일기도를 바칠 수 있는지를 물어오시는 분도 계십니다. 구일기도 방법을 응용한다면, 네 개의 신비 곱하기 구일이니까 서른엿새 동안의 청원 기간과 서른엿새 동안의 감사 기간으로 구성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칠십이일 기도가 되는 셈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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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김석준

등록일2019-08-02

조회수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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