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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3일 사순 제2주간 토요일

3월23일 [사순 제2주간 토요일] -루카 15장 1-32절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주십시오.” <활짝 열린 두 팔로> 떠나갔던 작은아들은 순식간에 물려받은 유산을 탕진하고 삶의 가장 밑바닥에 서게 됩니다. 주머니가 두둑해서 돈을 물 쓰듯이 탕진하던 순간 사람들은 호의를 보이며 다가왔지만 무일푼이 된 그를 받아주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한 푼까지 다 탕진한 그는 자존심에 한 며칠 굶었겠지요. 그러던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은 돼지 치는 농장이었습니다. 드디어 작은아들은 인생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간 것입니다. 돼지 치는 농장에서 지독한 분뇨 냄새를 맡으며 죽기 살기로 일한 대가로 돌아온 양식은 겨우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였습니다. 그제야 작은아들은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아버지집의 그 따뜻하고 훈훈한 기운이 떠오르자 작은 아들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습니다. 드디어 그는 어려운 결심을 합니다. 자존심이고 수치심이고 다 팽개치고 아버지께로 돌아갈 것을 결심합니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주십시오.” 작은아들은 드디어 회개를 한 것입니다. 작은 아들의 회개를 묵상하며 회개의 가장 큰 배경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만일 평소 작은아들의 아버지가 엄격한 아버지였다면, 단 한 치의 실수도 용납 못하는 무서운 아버지였다면, 쉽게 분노하고 절대로 용서 못하는 아버지였다면, 작은아들이 아버지 집으로 발길을 돌렸겠습니까? 나라도 돌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돌아가면 이제 남은 것은 죽음인데, 그 지긋지긋한 잔소리며, 그 다그침, 그 호통을 어떻게 견딜 것입니까? 그러나 평소 보여주셨던 아버지의 모습은 절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늘 자신의 의지를 존중해주시던 분, 한번 실수했다고 해서 불같이 화를 내지 않으시는 분, 언제나 관대하고 열려있던 분, 언제나 연민과 측은지심의 정으로 가득 찼던 분, 큰 과오에도 그저 허허, 하고 웃어넘기시던 분이었기에, 작은아들은 안심하고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깁니다. 결국 연민과 측은지심이 인간을 살립니다. 결국 인내가 모든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철저하게도 수동적인 하느님이십니다. 작은 아들이 좋은 않은 마음을 먹을 때도 그냥 계십니다. 인간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말, ‘유산을 분배해 달라’고 할 때에도 그저 말없이 그렇게 하십니다. 떠나갈 때도 붙잡지 않으십니다. 갖은 추문을 퍼트리며 방황할 때도 그냥 기다려주십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돌아올 때도 그저 두 팔을 활짝 벌리시며 환대해주십니다. 철저하게도 수동적인 하느님, 우리 하느님의 ‘수동’으로 인해 우리가 구원됩니다. 철저하게도 약한 하느님, 그 하느님의 약함으로 인해 우리가 해방됩니다. 철저하게도 겸손하신 하느님, 그 하느님의 겸손으로 인해 우리가 높아집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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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9-03-23

조회수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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