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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9일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10월9일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갈라티아 1,13-24 루카 10,38-42 <우리 그리스도교는 철저하게도 미래지향적인 종교, 희망의 종교입니다!> 저는 요즘 우리 소중한 한민족의 위대함을 새삼 실감합니다. 사실 오랜 인류 역사 안에서 우리 나라처럼 갖은 고초와 우여곡절을 겪은 나라도 드믑니다. 호전적인 주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셀수도 없이 겪어온 침략, 굴욕, 수탈, 징용, 식민지화, 분단, 전쟁, 극한 대립, 갈등을 겪어왔습니다. 그 모든 난관을 하나 하나 다 극복하고 오늘 우리 나라가 전 세계로부터의 갈채와 주목을 받는 나라로 우뚝 서있다는 것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그런데 아주 조금 역사를 공부해보니 가슴 아픈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 나라가 풍전등화 앞에 설 때, 사람들은 자신의 깊은 마음 속에 감춰져 있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더군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친 애국자들, 이역만리 남의 나라 땅을 전전하면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독립투사들, 의인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자기 한 몸 건사하기 위해, 나라와 민족을 배신한 매국노들, 변절자들, 기회주의자들도 여지없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또 한가지 참으로 마음 불편한 일들이 생겨났습니다. 매국노들, 변절자들, 기회주의자들은 격동의 세월 앞에 어떻게든 살아남았더군요. 철저하게 자신의 수치스런 과거를 감추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깔끔히 세탁하고 말짱한 얼굴로 새역사의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그런 후안무치한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잘못이 없습니다. 내가 한 일이 아닙니다. 상부에서 시켜서 한 일입니다. 기억이 안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애국자들, 의인들, 독립투사들이 보이는 공통된 특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그 큰 공로와 헌신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철저하게 감춥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오히려 자신의 가슴을 치며 부끄러워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이라는 시에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보십시오.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무죄한 이들, 의인들이 지닌 특징 한 가지는 틈만 나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합니다. 자신의 민낯을 가감없이 드러냅니다. 좀더 헌신하지 못한 것을 가슴치고 참회합니다. 그러나 악인들과 기회주의자들은 완전 반대입니다. 기가 막히게 자신의 약점을 감춥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과대 포장합니다. 이런 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참 멋집니다. 자신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이렇게 참회하셨습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주님 자비의 시선 아래 놓여있는 죄인입니다.” 베드로 사도 역시 자신의 인생사 안에 감추고 싶었던 일, ‘수제자 배반 사건’이라는 큰 흑역사를 절대 감추지 않았습니다. 평생 기억하며 참회하셨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베드로 사도는 순교하시기 전까지 평생토록 매일 새벽 닭이 울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배반을 떠올리며 크게 울었다고 합니다. 늘 울고 다니셨기에 그분이 눈가는 짓물러 있었다고 합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자신의 인생사 안에서 치명적인 과오, 예수님과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는데 앞장섰던 흑역사가 있었는데, 그 역시 이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기회 닿는대로 자신의 흑역사를 가감없이 공개했습니다. 그 내용이 갈라티아서에도 잘 소개되고 있습니다. “형제 여러분, 내가 한때 유다교에 있을 적에 나의 행실이 어떠하였는지 여러분은 이미 들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교회를 몹시 박해하며 아예 없애버리려고 하였습니다.”(갈라티아서 1장 13절) 바오로 사도의 이런 흑역사로 인해 회심 초기 그는 유다인들과 그리스도교 공동체 사이에 끼어 큰 곤혹을 치렀습니다. 회심 이후 바오로 사도는 유다인들에게는 한 마디로 배신자, 변절자였습니다. 그렇다고 그리스도교 공동체로부터도 환대를 받지 못했습니다. 다들 색안경을 끼고 의심스런 눈초리로 그를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강렬한 예수 그리스도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약점을 자랑하면서 더 큰 사랑으로 난관을 극복해나갔습니다. 우리 역시 돌아보면 감추고 싶은 흑역사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치명적인 과오, 수치스런 죄, 큰 실수...그런데 그것은 근본적으로 결핍 투성이의 인간으로서 너무나 자연스런 것입니다. 물론 가슴치며 참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해 죄책감과 짙은 어둠 속에 머물러 있지 않고, 흑역사를 디딤돌 삼아 한 걸음 더 빛이신 주님께로 나아가는 노력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철저하게도 미래지향적인 종교, 희망의 종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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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10-09

조회수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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